작년에 AI개발보안교육, S개발자 참여자 대상으로 진행했던 제1회 해커톤에 KISIA 기자단으로 기사 작성차 방문했던 적이 있었다. 단체 후드티를 입고 개발하던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는데, 올해는 전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행사가 열렸다.
기획 일정이랑 해외여행 일정이 겹치고 개발 역량도 부족했기에 그냥 하고 싶었던 공부나 해야겠다 싶어 신경끄고 있었는데, 다른 프로그램에서 알게 된 분이 혹시 함께하지 않겠냐 해서 혹해버렸다. 결국 참여하게 되었다.
팀원도 구하는 중이었고 주제, 기획서까지 촉박하게 정해야 했는데, 팀원은 나를 데려온 팀장님께서 대학 후배들을 데리고 진행하게 되었다.
여러 주제가 있었는데 처음 팀장님이 생각했던 주제로 진행했다. 내가 맡게 된 역할은 전혀 해보지 않았던 분야라 애를 먹었는데, 찾아보면서도 과연 가능할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기획서 제출은 내가 없는 동안 잘 해보겠다 해서 거의 넘기다시피 했는데, 최종 기획서에서 GPT 냄새가 많이 났지만 시간이 없으니 어쩔수 없이 그대로 제출했다.
관심을 전혀 갖지 않았던 분야의 주제였고, 다른 우선순위가 있었기에 내심 본선에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무례한 생각도 했지만 아무튼 본선에 진출하게 되었다.
본선 일주일 전 zoom으로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했는데, 생성형 AI를 사용하는 것까지는 막지 않지만, 과도한 사용 흔적이 보이면 부정행위로 간주하겠다고 했다.
2024년 8월 20~21일 진행되는 해커톤. aT센터에 도착해서 팀원들을 기다리고 있는데, 인포메이션 데스크에 계시는 어르신이 말을 걸어왔다.
해커톤이 밤새도록 뭐하는건지 여쭤보셨다. 애초에 해커톤이 뭔지 여쭤보셨다. 해커는 해킹하고 그런거 아니냐고. 해킹이 원래는 그런 의미가 아니었다..라고 길게 설명할 수는 없어서 그냥 말그대로 정보보호 프로그램 개발하는거다~ 라고 말씀드렸다.
팀원을 만나 4층 행사장으로 향했다. 휴식 공간이 주어진다고 했는데, 바로 여기에 있는 빈백이 휴식 공간이었다.
처음엔 이게 무슨 휴식공간이야 싶었지만, 야간엔 자리가 없을 정도로 중요한 공간이 되었다.
총 25개 팀이 선정되었고, 책상도 25개가 있었다. 나중에 발표할 때 보니 24팀밖에 없어서 한 팀이 없어진 것 같기도 하다.
웰컴 키트로 해커톤 로고가 그려진 티셔츠와 담요, 휴대용 칫솔, 양산, 휴대용 선풍기를 주었다. 수상 못해도 시작하자마자 이걸 다 받았으니 만족스러웠다.
KISIA는 입냄새 나는 사람을 싫어하는걸까. KISIA에서 진행하는 행사나 프로그램을 꽤 많이 다녔는데, 칫솔 세트만 벌써 세 개째다.
필요한 도구는 일정 안 준다해서 멀티탭도 없을 줄 알았는데, 다행히 멀티탭은 있었다.
해커톤은 제출한 기획서를 토대로 개발을 진행해야 했다. 기획 변경 시 감점처리.
멘토링은 4번 가능하고, 방향성에 대한 조언 정도만 받을 수 있다.
평가에 반영되는, 행사날 발표하는 현장 미션이 있었다. 개발 제품에 대한 마케팅 믹스 분석을 진행하는 것이었다.
공지사항 및 자체 중간점검표, 최종 발표자료 제출 등은 디스코드를 통해서 진행했다.
점심으로 한솥 도시락.
저녁으로 본 도시락.
야식으로 반올림 피자.
아침으로 이삭토스트.
점심으로 또 도시락.
밥 주는 것만 받아먹어도 본전은 찾아간다.
개발이 진행되는 방과 멘토링이 진행되는 방 두 장소로 나누어서 진행되었는데, 최종 발표는 멘토링이 진행되는 방에 발표하는 팀만 가서 발표했다. 발표하는 내용은 개발 방에 실시간 중계. 하지만 다들 피곤해서 쉬는지라 발표를 듣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공교롭게도 저기 찍힌 URLS 팀이 최우수상을 거머쥐었다.
해커톤을 진행하면서 우리 팀에서 느꼈던 점을 말해보자면,
1. 역량 부족
우리 팀은 해커톤 경험자가 없었고, 팀장님 말고는 프로그램 개발 경험이 있는 편도 아니었다. 거기다 모든 팀원이 자신이 해본 적 없었던 분야를 억지로 맡아 진행하게 되어서 역량은 거의 제로였다. 그러니 GPT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다른 팀이라고 사용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GPT가 내놓은 코드를 분석하고 내 것으로 만들 능력이 없었다.
2. 불분명한 목표
기획 주제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가능한지도 조사하지 못했다. 진행하면서 기획과는 다르게 다른 목표를 하나 더 추가했는데, 결국 아무것도 제대로 완성하지 못했다.
3. 협업 부족
공통된 목표가 없다보니 각자 자신이 맡은 영역에 대해서만 학습했는데, 다른 사람이 어떤 코드를 어떻게 작성했는지 전혀 모르니까 이것도 GPT로 합쳐버리는 수밖에 없었고, 그 과정에서 많이 꼬였다.
'실행할 수 있는 하나의 프로그램 개발'을 생각해서 겉으로 보이는 부분에 치중했었는데, 껍데기는 없더라도 실제로 동작할 수 있는 기능만 있으면 된다. 그 기능은 심사위원들이 질문을 할 수밖에 없는 새로운 것일수록 좋다.
팀원을 욕보이는 평가일 수는 있지만, 지금 안 된 만큼 깨달은 점도 많다. 팀원들도 최선을 다했다. 나도 대회 끝날 때까지 한숨도 안 잤다. 쏟아부은 시간에 후회는 없다.
결과 발표 전에 KISIA 수석 부회장님께서 "정말 유명한 가수도 첫 오디션에서는 탈락했었다. 여러분 모두가 위너다."라고 말씀하셨다.
진짜 우승을 할 수 있는 그닐까지 정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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